가족 이야기

손자 이현이

tycoons 2022. 1. 4. 16:42

함께 사는 큰아들 부부는 아이가 둘이다.
시드니에서 출생해서 첫돌 지나 귀국한 큰애 이현이는 다섯살
둘째 유현이는 세살이 되었다. 아들이 외국회사 한국주재원으로
1년 예정으로 귀국했다가 코로나 사태로 3년째 서울에서
근무중이지만 내년엔 호주로 돌아갈 예정이다.
나는 함께 사는 동안만이라도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한국인임을
잊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왔다.
틈이 생기면 유모차를 끌고 동네나 공원 고궁 같은 데 뿐만 아니라
전철. 버스등을 이용 다양한볼거리와 추억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어린이집, 유치원까지
다니며 우리말을 정확히 구사하게 되었고 문화적으도 완벽한 한국인이
된 셈이다. 지금은 유치원생으로 호기심 많은 세상을 배우고 있다.

나는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받게 되어 5일째 입원 치료중이다.
아침에 아들이 두부조림을 만들어서 병실로 들렸다.
대화중에 아들에게 이현이가 할아버지 병원에 입원한 걸 아는지
물어봤다.
"그럼요 알고 있지요." 란 답변이 돌아왔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아들이 전화를 했다.
이현이를 바꿔 주겠단다.
" 이현이니?" 그런데 대답이 없다.
조금 있다 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현이가 울어서 안되겠어요.다시 전화 드릴께요."
하며 전화를 끊었다.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며칠전에 이현이가 할아버지 소식을 묻길래
무릎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했더니
" 할아버지가 나를 이뻐해 주셨는데!" 하며 눈물을 글썽거리더란다.
오늘 아들이 병원에 다녀간 후 할아버지와 통화하라며 전화를 바꿔주자

이현이의 눈물샘이 폭발해버린 것이다.
괜히 가슴이 짠해짐을 느꼈다.
곁에 항상 가까히 있는 가족들이라 아무 느낌 없이 지내다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셔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생각에 어린 마음도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할아버지를 바꿔주겠다는 말에 눈물을 펑펑
쏟았을테니 말이다.
아들과 영상통화를 할까 하다가 이글을 쓴다.
환복을 압고 있는 할아버지 모습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말이다.
70 넘은 할아버지가 돼서 생각하는 가족과 다섯살 꼬맹이로서
생각하는 가족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자는 해외동포  (0) 2023.03.05
내 인생 최고의 날은  (0) 2022.10.28
아버지와 아들  (0) 2022.01.04
아이는 집안의 꽃  (0) 2020.11.14
꾀병  (0) 2020.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