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직장의 퇴직임원 모임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무안에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아침 6시반 잠실종합운동장앞에서 모여서 출발하는 일정이다.
이런 행사가 있을 때면 잠실종합운동장 공영주차장은 주차비가 비싼 편이라
나는 하프백에 골프채 7개만 넣고 짐을 간단히 꾸려 택시를 이용하곤 한다.
회사에서 내준 버스를 타고 7시쯤에 한남동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해서
버스전용차로를 달려 무안으로 향했다.
아침은 김밥으로 해결하고 공주 정안휴게소를 잠간 들리고 무안CC 골프장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가 조금 넘었다.
7개조 28명이 아웃.인코스로 나뉘어서 이틀간 라운딩을 하는 일정으로 도착하자
마자 클럽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서코스 A.B코스로 나눠서 티 업을 했다.
무안CC는 동.서.남코스 각18홀로 도합 54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으로 운영되며
중국산 조형물들을 다량 수입하여 골프장 곳곳에 배치해 놓아서 마치 중국의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분위기였다
프로골퍼를 꿈꾸는 학생들 수십명이 모여서 연습과 필드 실전 훈련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걸 보니 인근 골프고등학교 학생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 전장이나 해저드 등 배치 환경이 골프 훈련하기엔 적격의 골프장일 것이다.
수도권에선 접근성이 낮아 전라도 지역의 골퍼들에게는 정말 큰 부담 없이 저렴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어 골프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라운딩 하면서 갈대밭이 많고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워 샷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
동반자도 라운딩하는데 핸디캡처럼 중요하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팀을 편성해준 대로 라운딩을 하면서 동반자에 대한 기대감도 컸으나
결국은 실망으로 바뀐 셈이다.
자신이 골프의 고수라고 느끼는 것은 자유지만 자신이나 동반자의 샷에 대해
평가하거나 변명하면며 쉴 새 없이 떠들며 동반자를 전혀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타수를 가지고 캐디와 싱갱이를 하거나 스스로 멀리건을 선언하고 다시
샷을 하기도 하고, 동반자가 샷을 하기도 전에 전방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대부분 6~70대의 시니어 들이고 명색이 수십년 골프 구력이 있는 인사들인데
골프 매너가 너무 부족한 사람들이 있어서 어울리는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다음날도 이틀을 똑같은 동반자와 팀 편성이 되어서 그냥 전지훈련을 하는
기분으로 라운딩을 했고 보기 플레이 턱걸이를 했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하는데 동반자에 대한 배려심이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운동을 끝내고 저녁 식사는 승달가든이란 한정식집에서 한우 소고기 육회 등으로
풍성하고 즐겁게 식사를 하고 골프장의 부속 리조트에서 광주지역 모임 회장이
준비해온 순대와 막걸리로 뒷풀이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날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동코스 A.B코스로 나뉘어서
라운딩을 출발하였고 오전에 라운딩을 마치고 나서 골프장에서 20분 거리의
'무안애꽃한정식'이란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귀경을 했다.
전라도 쪽으로 골프 투어를 기획한 건 그 지방의 맛있는 먹거리도 경험해보는
식도락의 즐거움과 여유를 찾으려는 의도였으리라.
2시쯤 무안을 출발 군산휴게소에 잠간 들렀고 죽전휴게소에서 수지 신갈지역에
거주하는 참가자들을 내려주고 잠실종합운동장에 7시경 도착하여 해산하면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랫만에 옛 직장 사람들과의 짧은 여행이지만 힐링의 기회가 되었고 퇴직한
임원들에게 많은 배려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영방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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