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551

一切唯心造

우리는 자주 一切唯心造란 표현을 보고 듣게 된다. 대승불교의 핵심경전인 화엄경(華嚴經)을 가장 짧게 축약한 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란 법문에서 따온 구절이다. "만약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를 알고자 하거든 응당 법계의 성질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흔히, 세상사 모두 마음먹기 나름 이라고 풀이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잘못된 이해와 해석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의 핵심사상을 이루는 말로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라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의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원효대사가 불법을 공부하기 위해 당(唐)나라로 유학을 가는 길에 날이 저물어 잠자리를 찾던 중 어느 동굴을 발..

카테고리 없음 2023.01.03

從心所欲不踰矩

새해 첫날이 밝았다. 제야의 종소리도 듣지 못하고 잠이 들어서인지 새벽 2시경에 잠이 깼다.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시작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뒤척이다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보자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70번 넘게 새해를 맞았으니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대통령의 이름을 그냥 불러도 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종심(從心)의 반열에 들고보니 내가 현재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정도의 역할과 책임감을 느끼곤 한다. 새해 첫 날을 맞으며 나는 소박한 나만의 새해 설계를 해보려 한다. 우선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건강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그리고 가족, 주위에 어울리는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같은 단어들도 생각난다. 그래서 몇 가지..

취중 고백

1000여년 전 중국 宋代에 詩書에 능했던 黃庭堅(號:山谷)의 鷓鴣天이란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黃菊枝頭生曉寒 人生莫放酒杯幹 風前橫笛斜吹雨 醉裏簪花倒箸冠 내 나름대로 시를 요즘 감각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해 본다. 노란 국화 가지엔 새벽 싸늘한 느낌이 나네. 사람이 살면서 술을 끊고 살 수는 없나니 바람 앞에 놓인 피리는 빗소리를 내고 있네. 취하면 비녀는 풀어지고 모자는 벗겨지는 거지.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한다. 지난 주 고등학교 동기들끼리 졸업 50주년 행사를 가졌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유쾌한 분위기에 나의 酒癖이 발동한 것이다. 동기들의 참석이 늦어짐에 따라 당초 예정 시간보다 행사 시작이 늦어지게 되고 무료한 분위기에 테이블에 배치된 포도주를 옆에 함께 한 친구들과 먼저 따라서 마시기 시작..

졸업 50주년의 의미

나는 1950년대 초반에 태어나 1960년대 말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세대이다. 어느 듯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50년이 넘어 從心의 나이가 되고 말았다. 향학열에 불타던 십대 후반 시절을 보낸 고등학교 시절이 친구들과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 연유로 서울에 올라와 살면서 고등학교 졸업후 30주년, 40주년 기념행사를 해왔던 터라 졸업 50주년 행사는 좀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뜻을 같이 하였고 많은 동기들의 참여로 3천만원이 훌쩍 넘는 기금을 조성하여 행사를 추진했으나 코로나 펜데믹으로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몇 년을 미루다가 년말 송년모임을 겸해서 50주년을 자축하는 자리로 만든 것이다. 행사규모는 110명로 하여 특급 호텔을 예약하여 행사를 추진하였다. 재경 동기회가 ..

친구들에게 2022.12.17

코치 K

미국 아마추어 스포츠 이벤트 중 최고 인기를 누리는 남자대학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68강 토너먼트가 3월의 광란(March Madness), 빅 댄스(Big Dance)라고 불리는데 이 토너먼트가 기간에는 미국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바로 듀크대 블루데빌스 농구부 마이크 시셉스키 감독이다. 폴란드계인 그는 성(Krzyzewski)을 따 ‘코치K’란 애칭으로 불린다. 올해 봄 만 75세가 넘어선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에서 물러나기 때문이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드물게 ‘은퇴 투어’도 했다. 그는 제자의 이메일 한통을 받고 5년간 연봉 460억원을 받는 프로팀 감독이 되는 영광의 자리를 뿌리친 사람이다. NBA LA 레이커스 팀은..

카테고리 없음 2022.12.10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

아스라히 떠오르는 초등학교 시절 기억을 떠올려본다. 당시 국민학교라고 불렸고 1950년대 말 60년대 초 이야기다. 1~2학년때는 2키로 정도 걸어서 분교로 통학하였고 3학년때 부터는 6키로 정도 거리에 있는 면소재지 본교로 등하교했었다. 9시 등교시간을 맟추려면 6시 반쯤 밥을 먹고 나서 신작로를 따라 등교하는 동네 선후배들과 어울려서 재잘거리며 걷다보면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그 당시엔 콘크리트 다리가 없고 겨우 돌다리나 만들어서 건너던 시절이라 여름에 빗물로 개울이 불면 학교를 가다가 되돌아 오는 경우도 많았고 학교에서 수업중 비가 많이 오면 미리 조퇴를 시켜 주기도 하고 부모나 어른들이 개울가까지 마중을 나오기도 했었다, 그 당시엔 산에 나무가 별로 많지 않아서인지 수해(水害)도 많아서 개..

할러윈이 뭐길래

통탄한 일이다. Halloween 전야를 즐기겠다고 십수만명이 모였다가 150여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아일랜드계의 켈트족들이 천국의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민속행사로 11월1일 전날에 귀신을 쫒는 주술적인 성격의 전야제 정도의 이벤트라는데 동양 한 모퉁이 대한민국 수도에서 이 무슨 난리법석이란 말인가? 바로 얼마전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성난 축구팬들의 난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170여명이 압사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이태원 압사사건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종교 신도들의 행사도 아니고 한참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단지 유흥을 즐기기 위해 모였다가 비명횡사를 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전통 명절인 추석이나 정월 대보름 같은 민속행사도 아니고 할로윈의 발원지인..

타타타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음~~ 아 허허 산다는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은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살면 무슨 재미 그런게 덤이잖소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음~~ 아 허허 산다는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은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살면 무슨 재미 그런게 덤이잖소 어허허허허허~ 어허허허허허허허~(반복) 가수 김국환이 부른 '타타타' 라는 노래 가사이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은

누구나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자신만의 인생 최고의 날이 있을 것이다. 나는 평범한 가족 이야기로 내 인생 최고의 날을 떠올려 본다. 1978년 11월 20일 나에게 첫 아이가 태어난 날이였다. 새벽에 아내가 산기를 느끼고 산통이 시작되어서 급히 근처 청량리에 있는 성바오로병원에 입원시키고 출근을 했다. 당시 난 직장 초년병이였고 그 시절엔 자녀 출산으로 휴가나 월차같은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였다. 그날은 조금 쌀쌀한 날씨였지만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파랗기만 했다. 8시 출근하여 9시쯤 돼서 건강한 아들이 태어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1970년대 시절엔 “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라며 산아제한을 하던 시절이였고 손이 귀한 집안에서는 아들 선호 사상이 강한 그런 사회 분위기라..

가족 이야기 202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