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244

인생은

"인생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과 같다!" 이 말은 500여년전 스페인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가 한 말이다. 그 시절 스페인 지역을 순회하며 수도원의 개혁을 주도했던 성녀 테레사의 눈에 여인숙의 모습은 온갖 인간 군상들이 스쳐가는 요지경같은 세상이였을 것이다. 그러면서 덧없는 삶을 승화시키려 애를 쓰며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1300년전에 중국 당나라의 시성 이백은 다른 시각에서 인생을 논하고 있다. 春夜宴桃李園序에서 이백은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 무릇 천지는 만물이 머물다 가는 여관이요, 光音者 百代之過客 : 세월은 긴 시간을 흘러가는 나그네라. 而浮生若夢 爲歡幾何 : 덧없는 삶이 꿈과 같으니 기쁨이 그 얼마나 되던가? 古人秉燭夜遊良有以也: 옛사람들이 촛불을 밝히고 놀이를 즐긴데는 다 이유가..

공자

공자는 노나라 창평 추읍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상은 송나라 사람으로 공방숙이라고 한다. 방숙이 백하를 낳았고, 백하는 숙량흘(叔梁紇)을 낳았다. 이 사람이 공자의 아버지 공흘(孔紇)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기골이 장대한 9척의 무인(武人)으로 노나라의 대부가 되었다. 그에겐 번듯한 아들 하나 남기고 죽 었으면 하는 소원 하나가 있었는데, 첫 부인과 사이에서 딸만 아홉을 낳았다. 그래서 둘째 부인을 얻어서 겨우 아들을 하나 보았는데, 이름이 맹피(孟皮)로 절름발이 였다. 어느덧 환갑이 지나자 공흘(孔紇)의 마음은 급해졌다. 절름발이 아들 하나 남기고 세상을 떠날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가 63세 되던 해, 마을 사람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성 밖으로 나가서 북쪽으로 10 리쯤 가면 무녀(巫女)가 살..

막걸리 예찬

천성적으로 술을 좋아하다 보니 술 이야기를 하면 가슴이 뛴다. 술을 마셔도 정신은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살다 보니 그래도 실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나의 아버지는 술을 좋아 하셨다. 내 어린 시절 시골에선 삶이 팍팍하던 시절이였다. 매일 아침 잡곡밥이지만 점심 먹을 것 까지 가마솥에 넉넉히 지어서 밥을 짓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아침엔 따듯한 밥 한 그릇을 먹고 도시락을 챙겨 학교에 갔지만 주말이나 방학 때의 점심은 항상 찬밥을 먹곤 했다. 여름엔 찬물에 보리밥을 말아 된장에 고추를 찍어 먹던 기억, 겨울엔 양푼에 김치와 깍두기를 넣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고 비벼 온 가족이 함께 먹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저녁은 언제나 쌀을 아끼기 위해 칼국수로 해결하곤 했다. 손님이 오거나 제삿날 같..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If you’d like suffer again ‘when white moths are on the wing’ come by tonight after you’re finished. Anytime is fine. 일요일 아침 방송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화면을 발견했다. TV에서 영화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영화를 즐기는 친구가 그 영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고 원서로 읽어보기를 권하는 친구도 있고 해서 시청을 하게 되었다. 중간 광고 시간이 길어서 두 시간 반 넘게 시청을 하게 되었다. 영화는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 분)이 죽고 자녀들이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집을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머니 유품함을 열며 그 안에 보관된 편지와, 메모책..

他人能解

전남 구례 토지면에는 영조때 삼수부사와 낙안군수를 지낸 유이주(柳爾胄)가 지은 운조루(雲鳥樓)라는 고택이 있다. 雲鳥樓는 도연명의 귀거래사 가사중에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무심한 구름은 산골짝을 돌아 나오고, 날다 지친 저 새는 둥지로 돌아온다)는 구절의 머리글자 雲鳥를 따서 지은 택호라고 한다. 타인능해' 는 바로 그 雲鳥樓의 쌀뒤주 덮개에 새겨진 글자이다. "아무나 열 수 있다"는 의미로 운조루의 주인이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커다란 뒤주를 사랑채 옆 부엌에 놓아두고 끼니가 없는 마을 사람들이 쌀을 가져가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게 했단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쌀을 퍼줄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의 자존심을 생각해 슬그머니 퍼갈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배려는 운조루의 굴뚝에서도 드러난..

코로나 이야기

지난주 토요일 오전에 골프 라운딩을 하고 점심 먹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2시쯤 됐다. 몸이 노곤해서 침대위에서 이불을 덮지않고 잠깐 낮잠을 잤다. 깨고 나니 몸에 약간 한기가 느껴지고 목이 칼칼한 느낌이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엔 3년 가까이 감기를 앓아 본 기억이 없는데 감기 기운이 있나하며 좀 지나면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은 점심 약속이 있어 외출했다 돌아오니 목이 다시 잠기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며느리가 전해 준 자기진단 키트로 체크해 보니 코로나 양성이란다. 아내 또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요새 하루 30만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하는 중에 우리 부부도 코로나를 피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수요일에 코로나로 별세한 집안 친척 조문, 금요일과 토요일엔 골프 라운..

소확행

젊은이들이 가끔 소확행이란 말을 사용하여 말 뜻이 궁금했다. 일본에서 만들어낸 단어로 小確幸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소설 《A Small, Good Thing》의 제목에서 따와 만든 신조어란다. 하루키는 그의 수필에서 행복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입을 때의 기분…’라고 설명하며 소확행이란 표현을 인용했던 것이다. 참으로 일본사람답게 세밀하고 감성적인 표현이다. 그러고 보면 사소하고 단순함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쇼펜하우..

관절이야기 - 퇴원

퇴원하는 날 전날 늦게까지 열국지를 읽다 12시 넘어 잠이 들었다. 새벽잠이 깬건 3시경, 뒤척이는 것 보다는 관절 재활운동이라도 하려고 140분으로 세팅하여 기구를 작동시켰다. 무릎 위에 얼음주머니를 올려놓으니 일석이조의 효율적인 재활방법이다. 5시 반쯤 일어나 세면부터 하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사흘간 변비약 처방 효과인지 이날 오랫만에 아침에 장을 비웠다. 6시얼음찜질을부터 간이 마시지 기구 이용하며 아침식사 전까지 실시했다 7시쯤 당직의사가 방문하여 어제 검사한 CT, 골밀도 검사가 아무 이상없다며 알려주었다. 열국지를 읽으며 퇴원 수속을 기다렸다. 10시 경 퇴원정산을 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고 아내가 정산하고 나니 11시경이 되었다. 병원비는 입원전 검사료가 약 100만원, 수술 및 입원..

무릎 관절 이야기 5 -수술

첫째 날 아침 7시반쯤 사용하는 침대에 누운 채로 수술실로 이동했다. 3층 수술실엔 10명 정도의 환자가 도착 본인 확인 절차를 마치고 각자 수술실로 이동했다. 마취 담당 의사가 65세 이상노인들을 대상으로 마취가 치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한다며 마취전 조사를 했다. 담당 주치의와 인사후 전신 마취 상태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고 11시경 입원실로 돌아와 후속 조치를 받고 휴식에 들어갔다. 호흡. 혈압.혈액중 산소측정.혈액 응고 방지 등을 위한 여러 의료기구와 수액 주사 등으로 몸을 꼼짝을 할 수 없었다. 발가락을 꼼지락 거려보니 잘 움직인다. 일단 안심이다. 회진시 주치의가 뼈가 단단해서 쫌 힘들었으나 수술이 잘 됐다며 안심시켜 주었다. 아내와 큰아들이 수술실 입구에서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

무릎 관절 이야기 4 -입원

입원 3일 전에 병원에서 3시반경에 도착 입원 수속을 하라는 카톡을 받았다. 입원수속을 마치고 12층에 병실을 배정 받고 다리 부분에 대한 X-RAY를 여러장 촬영하고 첫날 일정은 종료되었다. 저녁 식사는 김치, 미나리 나물, 참치봄동 무침, 우무가사리 ,채소국 등 수준이 좀 떨어지는 식단이였고 9시쯤 혈압 체크와 근육이완제 경구약을 투여했다.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4시반경 샤워를 했다. 5시쯤 간호사가 혈압 체크를 했고 식전 근육이완제를 식후엔 혈압약과 소염진통제를 가져다 주었다. 아침 회진은 오지 않았다. 11시 넘어 주치의가 잠간 들렸고 매끼 근육이완제를 투약했다. 수술 관련 여러 경우에 대비한 동의서를 작성했고 수혈이나 마취를 위한 혈관에 바늘을 미리 삽입하는 처치와 항생제 반응검사까지 마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