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 토지면에는 영조때 삼수부사와 낙안군수를 지낸 유이주(柳爾胄)가 지은 운조루(雲鳥樓)라는 고택이 있다. 雲鳥樓는 도연명의 귀거래사 가사중에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무심한 구름은 산골짝을 돌아 나오고, 날다 지친 저 새는 둥지로 돌아온다)는 구절의 머리글자 雲鳥를 따서 지은 택호라고 한다. 타인능해' 는 바로 그 雲鳥樓의 쌀뒤주 덮개에 새겨진 글자이다. "아무나 열 수 있다"는 의미로 운조루의 주인이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커다란 뒤주를 사랑채 옆 부엌에 놓아두고 끼니가 없는 마을 사람들이 쌀을 가져가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게 했단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쌀을 퍼줄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의 자존심을 생각해 슬그머니 퍼갈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배려는 운조루의 굴뚝에서도 드러난..